떡집 일은 손으로 하는 일입니다.
반죽을 치대고, 떡을 빚고, 포장을 접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손을 씁니다. 처음엔 그냥 노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손아귀 힘이 강한 사람이 치매에 덜 걸린다는 겁니다.
19만 명을 10년 추적한 연구 결과
2022년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이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39~73세 성인 190,406명을 10년간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악력이 낮은 그룹은 높은 그룹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72% 높았습니다. 특히 혈관성 치매와의 연관이 강했습니다.
같은 나이, 같은 생활 환경이어도 손아귀 힘 하나가 치매 위험을 이만큼 갈랐습니다.
손 힘이 왜 뇌와 연결되나
악력은 단순한 근력 수치가 아닙니다. 전신 근육 상태의 지표입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뇌로 가는 혈류도 함께 줄어듭니다. 근육 수축이 혈액 순환을 돕기 때문입니다. 또 근육에서 분비되는 ‘아이리신’이라는 호르몬이 뇌 신경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BDNF 분비를 늘립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이 경로 전체가 약해집니다.
손은 뇌와 연결된 신경이 유독 많은 부위입니다. 손을 쓰는 동작이 뇌를 자극하고, 뇌가 건강해야 손 근육도 유지됩니다. 양방향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아버지가 당뇨 합병증으로 손발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하셨을 때, 손을 쓰는 동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신경 손상이 뇌까지 영향을 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악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
페트병 뚜껑이 예전보다 잘 안 열립니다. 잼 병 뚜껑, 문 손잡이가 힘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한국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으로 50대 남성 평균 악력은 약 38kg, 여성은 약 24kg입니다. 이보다 현저히 낮다면 근감소가 시작됐을 수 있습니다.
떡집 일을 하면서 손을 많이 쓰는 덕분에 저는 악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거나 손을 덜 쓰는 시기가 오면 의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걸 압니다.
손 근력을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법
특별한 기구가 없어도 됩니다.
물병 쥐고 버티기, 수건 비틀기, 지점토 반죽하기 — 손을 쥐고 저항을 주는 동작이면 충분합니다. 하루 10분, 양손 번갈아 하는 것만으로도 악력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텃밭 일도 생각보다 좋은 손 운동입니다. 흙을 파고 잡초를 뽑고 수확하는 동작이 손 전체 근육을 씁니다. 7년째 텃밭을 짓고 있는데, 손 힘이 나이에 비해 잘 유지되는 게 텃밭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래 서서 일하는 것과 다리 건강의 관계가 궁금하신 분은 종아리가 제2의 심장인 이유에서 이어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참고: Duchowny et al., JAMA Network Open, 2022 / Firth et al., Schizophrenia Bulletin, 2018
이 글은 건강 정보를 공유하는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인지 기능 저하가 걱정되신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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